갤러리노리(관장 김은중, 디렉터 이명복)가 지난 15일부터 동양화가 김현철 초대전 ‘섬김’을 열고 있다. 금릉(金陵) 김현철(53)은 김천 출신으로 서울대 동양화과와 동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하고 현재 간송미술관 연구위원으로 있다. 이번 제주전에서는 제주 용머리해안과 한라산 백록담 등이 담긴 진경산수를 30여점 선보인다. 금릉의 작품은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간결하고 여백을 넉넉이 두는 작업방식이 보는 이에게 한없는 자유를 부여한다. 작품 ‘용머리 해안’에서 수천만년 동안 층층이 쌓인 사암층 암벽을 그는 엷은 먹선 몇개로 간결하게 표현해냈다.금릉은 또다른 작품 ‘한라산 백록담’에서도 백록담을 화폭 아래에 낮게 배치하고 대신 백록담을 닮은 하늘을 배경에 넓게 할애했는데, 이는 백록담을 돋보이게 하려는 것인지 백록담을 보았을 때 느끼는 청량감을 강조하려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이런 의문을 갖는 시간이 그림을 읽는 즐거움을 관람객들에게 전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의 그림은 진경산수다. 사생을 위해 제주도는 물론, 전국 곳곳을 발로 디뎌 자연을 직접 보고 그린다. 그 자신이 발견한 산수의 독법을 편안하고 차분하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진경산수에 대한 김현철식 상상과 자각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그는 서울대에 재학중이던 1980년대 중반, 진경시대를 현대 우리나라 문예부흥의 기준으로 삼고자 하는 뜻에서 간송미술관에 입문, 진경산수화풍과 초상화풍을 잇고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산수화 외에 그는 초상화에도 익히 오랜시간 능숙함을 보여왔다. 시인 문태준은 그의 작품에 대해 ‘우리는 초승달을 보고도 만월(滿月)을 그릴 수 있다. 다 채워지지 않은 것을 마음의 빛으로 채우기 때문이다. 자재함이란 이런 것이다. 금릉 김현철의 산수 작품을 볼 때마다 반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이는 또한 이번 전시의 타이틀이 ‘섬김’인 이유이기도 하다. 여백의 미로 겸손하게 그림을 건넨 동양화가 김현철의 이번 노리 초대전은 오는 8월3일까지 이어진다. 매주 수요일은 휴관하며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문의=011-9292-1108/한림읍 월림리 115-72. 문정임 기자(제주도민일보) http://www.jeju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