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허선사 진영(鏡虛堂惺牛大宗師眞影) 묘관음사 본 140 x 92 cm, 비단에 진채

2010년 최근 부산시 기장군에 위치한 묘관음사(주지 서강) 조사전에 모실 경허당 진영을 삼가 제작했다.
우리나라 선불교의 중흥조인 경허선사(1849-1912)의 진영은 일찍이 충남 덕숭산 정혜사 금선대에 만공선사 진영과 함께 모셔져 왔다. 경허선사의 입적 후 24년, 1936년에 그의 법제자인 만공선사의 구술로 당대 최고의 인물화가인 설산 최광익에 의해 경허선사의 진영이 전신정면 좌상(全身正面坐像)으로 그려졌다. 그 후 설산이 그린 정혜사 본을 모본(模本)으로하여 옮겨 그린 이모본(移模本)이 여러 점 제작되어 범어사, 해운정사 등 여러 곳에 봉안되어 있다.
이번에 새로 제작한 묘관음사 본은 정혜사 본을 친견하고 참고했다. 그러나 추모와 예배의 대상이 되는 조사상의 진영은 일반 초상화보다도 더욱 더 기운생동한 경지로 승화시켜야겠기에 정혜사 본보다 선사의 존영을 법랍이 더 높은 상으로 설정해 전신정면의자상(全身正面椅子像)의 자세로 비단에 진채로 완성했다.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의 임제선맥이 끊어지다시피할 때 다시금 근대의 선풍을 진작시킨 제75대 경허선사의 장자 법맥은 혜월선사, 운봉선사, 향곡선사에 이어 현재 제79대 전법조사인 진제선사에 이르고 있다. 당대의 선지식인 운봉선사가 창건하고 향곡선사가 중창한 임제종가 묘관음사 조사전에는 혜월선사, 운봉선사, 향곡선사 등의 진영은 모셔져 있었으나 정작 임제 선풍의 표상인 경허선사의 진영은 없었다. 이에 한 뜻있는 재가불자의 큰 원력에 의해 이번에 경허선사의 진영이 모셔지게 되었다.

2010. 07. 09
금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