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릉 김현철 개인전 <누구나 자신만의 바다를 품고 있다> - 김석 (facebook / 2018. 10. 25)


지난해 한벽원미술관에서 열린 금릉 김현철 화백의 개인전에서 초상화를 처음 본 뒤로 풍경화 작업은 어떤지 무척 궁금했는데 마침 기회가 왔다. 금릉 선생의 그림에서 남다른 문인화가의 격조가 느껴지는 건 화가이면서 간송미술관 연구위원으로 옛 그림을 오래 공부하고 그 전통을 자기 것으로 소화해 붓으로 펼쳐냈기 때문일 것이다.

출품작 18점 대부분은 제주 바다 풍경이다. 다른 무엇보다 내가 주목한 건 청색이 주조를 이룬다는 점. 아사천에 전통물감으로 그려낸 바다는 변화무쌍하다. 파랑이라는 한 가지 색 안에 수없이 많은 파랑이 보인다. 쪽빛 바다라는 표현이 이렇게나 잘 어울리는 그림들이 또 있을까. 전시장에 비치된 지난 도록을 보다가 금릉 선생이 2014년에 블루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었던 사실을 알게 됐다. 전시 제목이 꽤 감각적이고 근사하다. <그리고 지운 여백, 블루>. 파랑에 관한 글을 또 쓰게 된다면 반드시 언급해야 할 화가다. 당시 도록에 류미야 시인이 쓴 글귀가 있어 옮겨놓는다.

“우리에겐 푸름에 대한 남다른 지향이 있다.
산, 물, 하늘은 분명 다른 빛깔이나
푸르다는 한 가지 말로 그려왔다.
이때의 푸름은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지상의 떠도는 색이 아니라
변치 않는 것, 마땅한 것, 곧고 정한 것의 의미이며,
마땅히 그러한 자연인 동시에
마땅히 그러해야 할 섭리를 가리킨다.
숱한 선현들이 어지럽고 아득한 세상을 건널 때도
일생토록 머리를 두고 버텨내도록 붙들어준 것은
넉넉하게 만상을 품는
시리도록 푸른 이 정신이었으리라.
근원에 가까운 빛은 고요히 타오르되
서늘하게 푸르다.
금릉 김현철의 그림이 향하는 길이 이에서 멀지 않다.
비질한 새벽 마당이 고요 속 더욱 맑아지듯
더 한층 푸르게 푸르게 비워지고, 깊어지고 있다.”

전시는 10월 31일까지 강남구 역삼동 갤러리 두인

김석(KB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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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만의 바다를 품고 있다
금릉 김현철 개인전

2018.10.01~10.31
갤러리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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