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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황금도시-경주전’서 만난 김현철씨
“그림으로 그윽한 산사 그려 보는 이에게 평온함을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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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부터 28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서 열리는 ‘천년의 황금도시-경주’전에서 토함산에 둘러쌓인 불국사의 전경을 출품한 금릉 김현철(48.사진)씨가 화제가 되고 있다. ‘풍경과 전통문화유산을 재해석해 새로운 산수화의 경지를 개척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김씨를 지난 15일 만났다.

- 진경산수화란 무엇인가.
“조선시대 유학자들은 우리나라의 산천이 아니라 중국인의 얼굴과 풍경을 그렸다. 이런 관념산수화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마음의 평온함을 줄 수 없다. 우리 산천에 담겨진 정신을 찾아내 그림으로 옮기고,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마음을 위로하는 작업이 바로 진경산수화다”
 
- 최근들어 마치 사진을 찍는 듯한 그림도 많은데.
“사진과 그림의 차이는 작가의 의도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한 풍경을 찍을 때 사진은 의도하지 않은 주변의 풍광도 포함되지만, 그림은 이를 생략하거나 강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느낌을 준다.”

- 작품을 보면 현대인의 모습이나 건물을 찾아볼 수 없다. 언뜻 그림을 봐서는 조선시대 작품인지, 현대의 작품인지 모를 수 있다. 이 또한 관념이 아닌가.
“그림은 사람에게 편안한 안식과 위로가 되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그윽한 산사에 붉은 등산복을 입은 사람을 넣는다고 생각하면 어색할 것이다. 산과 어우러진 사찰의 모습을 그리거나, 산과 강이 주는 여유로움을 담아내야 보는 이들이 마음의 휴식을 얻을 수 있다. 생략과 강조가 있어야 창작예술이라 할 수 있다.”

- 이번 전시회에 불국사와 기림사를 그린 작품을 출품했다.
“경주의 여러 유물 가운데서도 불국사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경내를 그리려고 했는데, 왠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올해 봄부터 수차례 토함산을 올라 산과 사찰을 보면서 그 속에 담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기림사를 방문했을 때 안내 팜플렛을 보니 서양화로 사찰을 그렸는데, 참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림사 전경을 화폭에 담아봤다. 앞으로 기회가 되는대로 사찰의 전경을 동양화로 그려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싶다.”

- 개인전을 준비 중 이라고 들었다.
“오는 11월 예정이었는데, 내년 1월로 연기됐다. 단양팔경을 조명한 그림을 선보일 계획이다.”

-불교와의 인연은
“집안 구성원이 모두 독실한 불자들이다. 나 또한 사찰에 가면 평온함이 느껴진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산사를 찾아 머무는 시간이 행복하다.”

김현철씨는 서울대 미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서울 간송미술관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6회의 개인전과 50여회의 단체전을 통해 작품을 알려왔으며, 한성대와 숙명여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안직수 기자 jsahn@ibulgyo.com

[불교신문 2265호/ 9월27일자]
http://www.buddhistnews.net/archive/76155/200609231159007154.asp